호흡과 스트레스 해소

스트레스와 심리상태는 호흡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며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시도를 해왔습니다. 근래에 강력한 도구들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대로부터 내려온 호흡의 방법이었습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심호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해 왔습니다. 저 역시 수십 년 동안 단전호흡을 지도하면서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스트레스란 기대와 성과의 불균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불안이나 정신적 갈등이고, 이로부터 일어나는 기혈의 순환장애와 의식의 분열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에 불안하고 초조하여 갈등하니, 근육은 경직되고 두뇌는 열을 받아 뜨거워진다는 뜻입니다. 지금 여기라는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스트레스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피로할 수는 있지만, 피로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에서 우리가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에 현재에 집중하면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고대 동양의 호흡과 명상의 실천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심리적, 정신적 문제 해결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요즈음 유행하는 단전호흡법이고, 많은 사람이 명상하는 이유입니다.

 

편도체와 전전두엽

스트레스와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뇌에는 원초적인 기능인 감정을 주로 담당하면서 공격성을 발휘하는 편도체가 있고, 이성적인 기능을 담당하면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전전두엽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시소처럼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체계로 작동하기 때문에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두렵거나 화나거나 우울하게 되면, 전전두엽이 기능할 수 없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멧돼지를 만난 원시인이라면 편도체가 활성화되어서 공격성을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업무와 사람을 마주하는 현대인은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야 평온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고,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도록 하려면 편도체가 안정화되어야 한다는 뜻인데, 편도체를 안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시인 앞에 멧돼지가 나타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게 심장입니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액을 근육에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달아나거나 싸울 수 있습니다. 이는 심장의 격렬한 박동으로 근육에 온 힘을 몰아주고 다른 기능들은 정지시킨다는 뜻입니다. 심장을 제외한 오장육부의 기능도 모두 멈추게 됩니다. 심지어는 숨까지 멈추게 합니다. 이것은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현대인이 멧돼지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야 하고, 두뇌를 쓰며 업무를 해야 합니다. 즉 공격하거나 도망가야 할 비상 상황이 아니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긴장으로 두뇌, 특히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저건 멧돼지가 아니야! 이성적으로 판단해야지! 그런다고 이성적으로 변한다면 묻지마폭행이나 증오범죄나 화를 참지 못하고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신질환자의 발작을 억제하기 위해서, 또는 공황장애 환자의 공포를 억제하기 위해서 처방하는 약이 무엇일까요? 심장박동을 느리게 조절하는 약입니다.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기에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도록 하는 거지요? 심장과 감정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게 되면,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약으로 심장박동을 조절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호흡과 심장박동의 상관관계

우리의 오장육부는 몸의 상태에 따라 스스로 조절되는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걸 자율신경이라 합니다. 근육으로 영양과 산소를 빨리 보낼 필요가 있으면 심장을 빨리 뛰고, 음식물이 위로 들어오면 소화액을 분비하며 위장이 알아서 움직이고, 방광에 소변이 차면 오줌이 마렵도록 신호를 보내고 하는 이런 기능이 바로 자율신경입니다. 자율신경은 뇌의 지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반응하는 신경입니다. 이러한 내장은 불수의근이라 해서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심장 역시 내가 조절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내장근 중에서 불수의근이면서 수의근인 게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호흡근육입니다. 호흡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이 바로 횡격막인데, 이러한 호흡근은 자율신경의 기능으로 스스로 움직이지만, 내 의지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내 뜻대로 숨을 천천히 쉴 수도 있고, 내 의지로 숨을 멈출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심장 주위에는 호흡근이 분포하고 있고, 호흡근과 심장근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장을 직접 느리게 뛰도록 직접 통제할 수는 없지만, 호흡을 조절하면 심장박동도 조절된다는 이게 핵심입니다. 숨을 편안하고 느리게 쉬면, 호흡근육과 아주 밀접하게 붙어있는 심장도 느리게 박동합니다.

숨을 부드럽고 천천히 조절하면 심장도 따라서 천천히 뛰게 되고, 그러면 편도체가 이를 감지하고 안정화되면서 대신 뭐가 활성화되나요? 그래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이성적으로 전환됩니다. 즉,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멧돼지와 마주했을 때, 어떻게 했지요? 정신병원에서 환자의 발작을 진정시킨 방법이 무엇이었지요?

심장박동이 감정이나 스트레스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이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호흡을 이용하면 심장박동을 조절할 수 있고, 심장박동이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장을 느리게 뛰도록 하는 장치를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고 그게 바로 호흡입니다.

 

심호흡의 중요성

정신적 안정과 심리적 평온을 유지하는데는 호흡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체공학적인 연구논문에 의하면,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감소하고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숨을 잘 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평온을 유지할 수 있고,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심호흡이란 호흡이 깊다는 뜻인데, 호흡이 길고 폐활량이 증대하는 것이 심호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호흡의 길이를 길게 늘리려 하고, 숨을 많이 들여마시려 한다면, 오히려 횡격막을 비롯한 호흡근육이 긴장하게 됩니다. 몸의 긴장도 심리적 긴장만큼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호흡으로 몸의 긴장과 심리적 긴장을 풀어내려면, 자연스러운 숨 쉬기라야 합니다. 자연스러우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면서 호흡 역시 깊게 가라앉습니다. 좋은 호흡이란 숨의 길이나 폐활량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런 숨쉬기와 집중을 통해 심신을 이완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심호흡의 실천 방법

일상 생활에서 심호흡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간단한 호흡 기법을 사용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들고나는 숨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숨을 쉬면 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심호흡이고, 단전호흡의 시작입니다. 숨은 산소와 생기를 마시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정화작용입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들이마시고, 자연스럽게 천천히 내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호흡은 자연스러움에서 일어나고,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동양 정신수행법의 핵심 원리입니다.

  • 심호흡은 자연호흡으로부터
    심호흡이라 해서 숨을 조작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먼저 자신의 호흡이 어떤지 바라봅니다. 짧고 얕은 호흡으로 숨을 쉬고 있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이처럼 숨을 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이제부터 호흡을 시작할 것입니다.
  • 바르고 편안한 자세로
    처음에는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해도 됩니다. 누워서 할 때 머리와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치면 좀 더 편안하고 숨도 보다 깊어집니다. 의자나 바닥에 앉아서 한다면 머리와 가슴, 그리고 아랫배의 중심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면 좀 더 호흡이 깊게 들어옵니다. 하지만 호흡의 길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 코를 통해 숨을 쉬며
    숨은 코로 들여 마시고 코로 내쉬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의식은 아랫배에 집중합니다.
  •  아랫배를 의식하며
    아랫배에 의식을 집중하기 위해 아랫배로 숨이 들고 나는 것이라 가정하고 들고나는 기운을 그저 바라보고 느끼며 알아차리면 충분합니다. 이 방법은 단전호흡의 방법인데 단전호흡이 복식호흡보다 쉽고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 주의할 사항
    호흡에서 가장 중요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절대로 인위적으로 호흡을 조절하면 안 됩니다. 그동안 동양의 호흡법이 서양에 알려지면서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호흡법으로 둔갑했습니다. 이를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호흡은 조절이 아니라 쉬어야
    숨은 쉬는 것입니다. 쉰다는 의미는 자연스럽다는 뜻이고, 자연스러우면 이완할 수 있습니다, 호흡근육이 이완 되어야 숨이 깊어집니다. 숨이 깊다는 것은 호흡의 길이가 아니라 깊이입니다. 깊은 숨쉬기를 하기 위해서 호흡을 바라보고 느끼며 알아차립니다. 이것이 심호흡의 방법입니다.

결론

스트레스는 외부로부터 받는 게 아닙니다. 나의 심리상태는 결국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입니다.

심호흡은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좋은 도구이자 지혜를 열어가는 비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강력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내면의 안정과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자연스럽고 깊은 호흡을 통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혜까지 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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