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목차
연로하신 부모님을 어디에 모셔야 할까?
요즈음 건강 악화로 요양원을 찾는 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요양원의 종류와 비용은 얼마나 필요할까?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에서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참 많은 것을 걱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정작 집을 고집하기도 하고, 가족들은 요양원에 가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상담한 내용과 조사를 토대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이를 해결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1. 요양시설 입소와 방문요양에 대해
불편한 어르신이 도움을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정신마저 흐릿해질 때, 우리 어머님 아버님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거동이 불편해지고, 정신이 오락가락 할 때가 온다면, 남은 생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셨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자식의 입장이 아니라, 노인이 된 입장에서 요양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요양원 입소와 방문요양의 의미와 장단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요양원 입소란?
요양원은 요양하기 위한 전문시설을 뜻합니다. 불편하신 어르신은 전문 요양기관인 요양원에 입소해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양원에 입소해야 하기에 가족들과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고, 낯선 곳으로 가야 한다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말동무가 될 수 있는 어르신이 주위에 있고, 요양사도 상주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2) 방문요양이란?
전문 요양사가 직접 어르신의 가정을 방문하여 도움을 주는 방식입니다. 방문요양은 기본적으로 아늑한 내 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안정감으로 1대 1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정해진 시간에만 요양사가 머무르기에 하루 종일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2. 요양원의 종류와 차이점
병들고 거동이 불편해야만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들수록 집에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혼자 살거나 부부가 함께 살아가더라도 나이가 많아지면 모든 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전문 요양시설을 찾아 입소하는 어르신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노후를 위해서는 어떤 주거 형태와 시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점차 기력이 약해지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자녀가 부모와 함께 머무르며 보살피는 게 가장 좋겠지만, 현대인의 생활방식은 모여서 생활하기 어렵기에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노인 주거 시설은 치료 및 돌봄 서비스 등의 차이가 있으므로 어르신의 육체적 정신적 상황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는 주요 시설들의 특징과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1) 요양원
큰 지병은 없어도 혼자서 식사나 거동하는 게 불편하다면, 요양원이 적합합니다. 요양원은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요양보호사가 24시간 돌보아 주는 곳입니다. 하지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주사를 놓아주거나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요양원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고, 촉탁의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정도의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요양원 입소를 원하시면 거주지 관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입소가 가능합니다.
입소비와 요양보호사의 간병비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므로 어르신은 20%를 부담하면 됩니다. 그 외 약물 처방이나 기타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외부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고, 이 비용은 모두 어르신의 부담입니다.
2) 요양병원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노인성 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분은 요양병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빠른 치료와 퇴원이 목적인 대학병원∙종합병원 등 일반 병의원과 달리, 요양병원은 만성 환자가 장기간 입원할 수 있는 병원입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며 집중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상주하지 않아 필요시 개인이 고용해야 하므로 요양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듭니다. 간병비는 개인 간병, 공동 간병 간의 차이가 있으며 공동 간병은 한 명의 간병인이 여러 명의 환자를 돌봅니다. 몇 명의 환자를 돌보는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달라집니다.
3) 양로원
의료나 요양이 아닌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입니다. 몸이 불편할 경우 도움을 구할 의사나 요양보호사 등이 상주하지 않습니다.
종류는 무료, 실비, 유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무료와 실비 양로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합니다. 노인장기요양등급과 상관없이 입소할 수 있고, 한 숙소를 여러 명이 사용하게 됩니다.
첫째 무료 양로원은 무연고자 혹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100% 비용을 지원합니다.
둘째 실비 양로원은 실비 보호 대상자(노인복지법시행규칙 제14조 1항의 2)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비용을 뺀 일정 생활비를 부담하고 입소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월 40여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합니다.
셋째 실버타운은 유료 양로원을 말합니다. 건강하고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 입주합니다. 건강진단서와 의사소견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가사 서비스와 식사가 제공되고, 수영장∙헬스장∙도서관∙당구장 등 편의 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많습니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여가 생활을 즐기며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크게 도심형, 근교형, 전원형(휴양형)으로 나뉩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자주 찾아온다면 도심∙근교에 있는 시설이 적합하고, 반대로 전원생활에서 위안과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전원형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보증금을 포함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자기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넷째 기타 시설이 있습니다.
정부에서 저소득층 노인을 지원하는 ‘고령자복지주택(공공실버주택)’이 있습니다. 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이 복합 설치된 주거 시설입니다. 입주 조건은 ‘공공주택이 만들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무주택세대원’입니다. 해당자 중 우선순위를 정해 입주자를 선발합니다. 지자체별로 선정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주민센터에 직접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요양시설의 종류와 특징
3. 요양원 입소대상 및 자격
노인장기요양보험 1등급 또는 2등급 시설급여 판정을 받으신 65세 이상 어르신 (*장기요양 3~5등급은 특별 사유 제출 필요)
노인성 질환 (치매, 만성질환,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
기타 사유 (요양보험 등급이 없어도, 노인성 질환이 아니더라도)로 가정 내에서 돌봄이 어려운 어르신.
위에 해당되는 어르신분이라면. 가까운 요양원에서 상담을 통해 입소가 가능합니다.
1) 요양원 입소 절차
-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인정서 제출
방문조사 후 등급판정위원회로 부터 장기요양등급 판정
희망하는 요양원 입소 신청 (판정 전에 미리 요양원 리스트를 확인해 보는 것이 시간 단축)
구비 서류 제출 및 준비물 지참하여 요양원 입소할 수 있습니다.
2) 요양원 입소 준비 서류
1. 장기요양인정서
2. 표준장기요양계획서
3. 의사소견서 및 현재 복용 중인 약 처방전 (복약지도문)
4. 주민등록등본
5. 가족관계증명서 (어르신 기준)
6. 신분증, 도장 (어르신, 보호자 각각)
7. 건강진단서 → 전염성 여부 확인 (코로나, 결핵, 전염성피부질환, B형간염 등)에 대한 이상 없다는 의사소견서
3) 요양원 입소 준비물
옷 3벌 (상의, 하의), 양말, 속옷, 실내화, 위생도구 및 소지품 (화장품, 전기면도기 등), 개인여가물품, 휴대폰, 그 외의 필요한 용품 등
*입소 시설마다 준비 물품이 다릅니다. 상담 시 문의하시면 안내해 주실 것입니다.
또한, 필요물품을 시설 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고 규격에 맞는 물품을 준비해 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4) 요양원 등급은 무엇인가요?
요양원 등급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해놓은 평가 지표에 따라 산정됩니다. 이 평가는 요양급여 종류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정기평가를 진행하는데요. 평가 지표로 보게 되면 높은 등급의 요양원은 이미 정원이 다 차서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요. 그럴 경우, 평가 지표보다 실제로 시설이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최대한 파악 후 입소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요양보호사가 몇 명의 어르신을 케어하는지 CCTV 여부나 보호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는지 파악해서 결정하시는 것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A부터 E등급으로 나뉘어서 요양원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등급은 A등급입니다. 또한 특성화에 따라 치매전문, 재활전문, 고급형, 대형 등이 있습니다.
5) 요양원 비용은 얼마 드나요?
[기본 요양 금액]
시설별로는 차이가 없으며, 어르신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지급 비용의 차이가 있습니다. 시설 별로는 동일한 금액이 책정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전체 금액의 20%를 본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식재료비]
식재료비(식사와 간식 제공)는 전액 본인 부담으로, 시설마다 금액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요양원은 직접 식재료를 재배하고 기부를 통해 받은 식재료로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상급 침실료]
요양원의 기본 침실은 4인실이 기준으로 전체 요양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다 편한 생활을 원하시는 어르신의 경우 1~3인실의 상급 침실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급 침실료는 본인의 부담으로 추가 금액을 내셔야 합니다.
[이미용비 / 프로그램비]
이미용은 자원봉사나 내부 요양보호사를 통해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고, 실비로 주변 미용사분들을 통해서 제공합니다.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나, 외부 프로그램 등 일부의 경우 추가 재료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기타 소모품비]
기저귀, 경관유동식, 물티슈 등 소모품이나 특수한 식재료 등은 비용을 따로 내셔도 되고, 개인이 따로 준비하셔도 됩니다.
[기타 본인부담금]
월 본인부담금은 시니어톡톡이나 요양원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양원 비용은 얼마 들까요?
수 많은 요양원 중 어르신에게 적합한 시설을 바로 찾기란 쉽지 않으실 겁니다.
우선 지역을 정하시되, 가족과 가까운 곳으로 우선순위를 두시고, 가가운 곳에 원하는 시설이 없을 때는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어르신 상태에 적합한 시설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급이 높은 “A등급 요양원”은 시설과 돌봄 면에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단, 서울의 A등급 요양원 중 현재 바로 입소가 가능한 곳은 10곳 남짓 될 정도로 찾기 쉽지 않으며, 그 중 대형요양원은 5곳 정도입니다.
B, C등급 요양원도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A등급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르신의 성향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6) 어르신의 상태와 취향
어르신 재활이나 치매로 인한 돌봄이 집중적으로 필요하시면, 해당 영역 특화 요양원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요양원에서도 재활 프로그램을 일부 제공하고, 치매의 경우 대부분 요양원이 관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도심보다 교외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이시라면, 서울 근교의 1~2시간 이내의 자연환경이 좋은 요양원 중 등급이 높은 곳이 있습니다. 도심에서 좀 덜어져 있는 교외의 요양원은 여유 침실이 있는 곳이 많으니 선택하실 때, 고려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7) 시니어톡톡으로 방문 시설 알아보기
모든 시설을 다 방문할 수 없으므로 위의 조건을 시니어톡톡에서
지역을 먼저 검색 등급에 다라 이용 가능 여부를 묻고 시설 형태나 크기와 비용을 고려해서 특별히 원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상담하시고 종교활동 등 필요한 복지프로그램을 알아보시고 방문하셔서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8) 요양원 방문하실 때, 잘 살펴야 할 내용
이처럼 적절한 등급에 이용 가능한 시설을 5개 내외로 기준을 정하셨다면,
직접 방문하셔서 아래와 같은 부분을 살펴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침실 환경: 채광, 환기, 냄새, 온도, 습도 등 환경을 확인해 보세요.
- 기타 시설: 복도나 화장실의 안전 바, 바닥 미끄럼 방지 시설 등 안전에 관련된 시설과 관리 상태를 확인해 보세요.
- 요양보호사: 시니어톡톡 내에 보호사 1인당 요양자 수가 있으니 확인해 보시고, 방문 시에는 요양보호사의 표정과 어르신을 대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 관리자 면담: 대부분 사명감과 철학을 가지고 시설을 운영하시니, 얼마나 세심한 곳까지 배려하고 관심을 가지는지 면담하실 때, 꼼꼼히 확인하세요.
전국 요양원 정보와 자세한 내용은 위 시니어톡톡 바로가기에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4. 어느 질문: 요양원에 모셔야 하나요.
부끄럽지만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기 위해 글을 드립니다.
선생님의 블로그를 보니 편찮으신 어머님을 마지막까지 모시면서 경험한 내용을 자세히 기록해 놓으셨더군요.
저의 어머님은 80세입니다. 1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셨고, 이후에 집으로 오셔서 그동안 1년 정도 큰 아들인 제가 방문요양사의 도움을 받으며 모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갑자기 복통으로 인해 다시 병원을 찾아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시설에 들어갔습니다. 동생은 가족 간의 협의도 없이 시설에 모셔야 한다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경미한 치매 증상과 거동이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건강하신 편이고 가족과 함께 지내다 보니 안정을 찾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셨는데, 어머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결정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셔서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유사시 즉시 치료가 가능하고 시설도 좋은 병원의 장점을 강조하는 동생들의 입장과 그래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않아 동생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요양병원이라는 곳이 면회를 제한하다 보니 자주 뵐 수도 없고 주말에만 겨우 뵈어야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혹시라도 더 외로워서 증세가 나빠질까 염려가 됩니다. 또 어머님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우리의 사정을 핑계로 어머님을 외롭게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죄책감으로 편치 않습니다.
부끄러운 가족 얘기까지 말씀드린 것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고 싶어요. 부모님께 불효하지 않고, 가족들이 나중에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답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답변: 어디에 모시느냐 보다는
저 자신도 부모님께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서 님의 글을 무겁게 읽었습니다. 제가 답변을 해드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답변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감히 답을 합니다.
부모님은 한 번 떠나시면 영영 다시 뵙기 어렵고, 죄책감이라도 남는다면은 평생을 두고 가슴에 사무치게 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부모님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렇게 아파보지 않았고, 늙어보지 않았기에 부모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식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모든 자식은 다 불효자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전 주위 사람들이 모두 효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안 계신 지금 문득문득 뉘우칩니다. ‘난 참 불효자로구나!’ 하고 후회하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형편이 여의치 못하더라도 너무 마음 아파할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해보겠다고 형제간에 다투거나, 또 부부간에 불화가 일어나면, 이것은 정말 못된 짓입니다. 부모님 앞에서 큰소리를 내거나 작은 시비라도 하면 이것만으로도 부모님은 매우 불편하십니다. 아무리 형제지간이라도 불화가 계속될 것 같으면 차라리 만나지 말고 서로 거리를 두면서 내가 할 것을 하면 됩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화해할 수도 있고, 그래야 가까운 사람이 원수가 되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특히 가족관계는 굳이 나 혼자 잘해보겠다고 고집하기보다는 어머님의 의견을 따르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마지막까지 잘 모시겠다는 생각이라면, 요양병원이든 집이든 그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양원에 모시든, 집에서 모시든, 그 어디에 모시든,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부모님께 다가가느냐,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마지막까지 부모님이 편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 의견을 내세울 게 아니라,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해야 겠지요.
인연으로 함께 했던 한 가족이었으며, 한때는 내 삶의 전부였던 사람이 바로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난다고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과 잘 이별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와 자식은 무슨 의미이고, 가족은 또 어떤 뜻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마지막 효도할 시간이고, 나 자신도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성찰해야 할 중요한 시간입니다.
부모님은 우리 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나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이치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러면 누구나 다 현명해질 수 있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님에게 제가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계속 말하세요. 그리고 자주 껴안아 주세요.’
이 말과 행동으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이런 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오늘부터라도 자주 찾아 뵙고 꼭 사랑한다고 말씀하시고, 껴안아 주시고, 주물러 주시고, 쓰다듬어 주세요. 자주 자주, 늘….
저도 늙고 님도 늙어 갈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삶의 순간순간이 소중한 게 아니겠어요?
님의 질문으로 저도 저 자신을 바라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6. 조금이라도 젊을 때부터 대비해야
나이를 먹으면서 삶을 어떻게 살아왔고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노년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하는지,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본 적이라도 있나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성찰이나 깨달음이 전혀 없다 보면 노후에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 준비 없이 스스로 밀려나거나 자식들에게 떠밀려 요양원을 찾게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일상이 강제로 멈추어지는 지경까지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낯설고 외로운 침대에 누워 죽지도 못하고, 주사나 약으로 생명만 연장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젊을 때, 요양원에 가보라고 권합니다.
요양원을 찾아 이런 노약자들을 볼 때마다, 생명이란 게 정말 소중한 것인지, 삶이란 게 정말 존엄한 것인지, 죽음이라는 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결론
병들고 거동마저 불편하여 찾게 되는 시설은 말이 좋아 요양원이지 이게 바로 현대판 고려장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부모를 합법적으로 버리는 장소, 자신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시설이 되면 안 되는데, 현실은 자기 의지와는 상관 없이 요양원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짐승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이 들어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알면 스스로 곡기를 끊고 치유의 시간을 갖거나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는데. 사람은 시설에 갇혀 눈만 멀뚱멀뚱 뜨고 누워서 정신이 점점 흐려질 때까지 의료체계에 의지하다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지구에 올 때는 잘 몰랐지만, 갈 때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도 병들어 먹을 수 없고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죽을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죽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존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삶이 소중한 것은 죽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삶의 순간순간이 소중하듯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역시 소중하지 않을까요? 다만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죽음은 꽃으로 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죽음의 진정한 의미 아니겠어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치를 아는 것이 진리입니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죽음마저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한 사람의 삶은 신의 영생보다도 더 거룩해야 하고, 한 생명이 왔다 가는 죽음의 의식은 전 우주의 생성소멸만큼이나 신성해야 하며, 훨씬 더 아름답고 고귀해야 합니다.
세계는 바로 나로부터 시작하고, 나는 그 모두의 중심입니다. 나는 스스로 존귀하고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pxjpac
Hello.
Good cheer to all on this beautiful day!!!!!
Good luck 🙂